<디지털카메라매거진, 2009년 08월호> 09-08-11 12:23



 초등학교 시절부터 천체에 관심이 있었던 이지마씨는 중학교 때부터 천체 촬영을 시작해 직접 현상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천체 사진가를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다. 그는 곧 별빛과 지상의 풍경을 함께 찍는, 그 때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사진을 시작했다. 촬영해보면 알 수 있지만, 밤하늘의 별은 눈에 보이는 것의 몇 백 배가 찍힌다. 보이지 않는 별빛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풍경과 함께 찍는 것, 이지마씨가 새롭게 시도했던 이 사진들은 이제 ‘별풍경’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이지마씨의 별풍경 촬영 현장을 함께 따라가 보자.

이지마 유타카
1958년 사이타마 태생. 오사카예술대학 예술학부 사진학과 졸업. 1969년 아폴로 11호 달착륙때 처음으로 천체 망원경으로 달을 보며 천문의 재미에 빠졌다는 ‘아폴로 세대’다. 1972년 쟈코비니 유성군의 대출현이 예고됐을 때, 카메라를 빌려 천체 사진을 찍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광고제작회사에 카메라맨으로 취직했지만, 헬리 혜성이 돌아온 1986년부터 프리랜서 사진가로 독립했다. 현재는 광고, 잡지, 서적 등의 사진을 주로 촬영하고 있다. 과학 관련 잡지나 천문 정보지에 글을 싣고 있으며, 국립 천문대의 홍보 관련 촬영도 담당하고 있다. 2003년부터 월간 천문지 <호시나비>(AstroArts)에 흑백 은염 필름으로 촬영한 별풍경 사진 작품 <은색 별>을 연재 중이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했으며, 지난 2008년 11월에는 니혼바시 갤러리 ‘소라’에서 <은색 별> 오리지널 프린트전을 열었다.

일기예보와 지형, 경험으로 판단 후 랜드로버 SUV로 촬영지로 향하다
“시라네산의 상공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오늘 촬영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촬영지를 찾아볼까요?”

이 날, 촬영지로 잡은 것은 군마현의 시라네산(해발 2천160m) 정상 부근의 유가마라 불리는 화구호(火口湖). 에메랄드 녹색의 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산성도가 높은 호수다. 이지마씨는 몇 주 전, 1주일 전, 그리고 2~3일 전까지 거듭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촬영지를 산 정상 부근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지마씨의 차를 타고 촬영지 부근까지 오는 동안 하늘의 모습이 일기예보에서 들었던 것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제 인터넷에서 일기예보를 봤을 때만 해도 오늘 밤하늘이 맑을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휴대폰으로 다시 확인하니 시라네산은 흐림으로 바뀌었네요.저 커다란 구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촬영은 어려울 듯합니다.”

야외에서 촬영할 때 일기예보를 미리 찾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일기예보를 본다고 해도 정확한 날씨는 판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밤하늘 전체가 구름으로 덮일것인지 아닌지, 별이 보일지 보이지 않을지 등, 밤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일반적인 일기예보에서 밤하늘 구름의 상황까지 세세하게 예측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촬영을 나가기 직전에 인터넷으로 ‘국제기상해양주식회사’의 ‘일기예보 안내’를 보고 동시에 기상청의 날씨 지도 및 일기예보 분포도와 기상 위성을 참고합니다. 그리고 야외에서는 휴대폰으로 핀포인트 일기예보 등을 보곤 합니다. 또한 밤하늘에서 어떠한 현상이 일어날 것인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월간 <호시나비>와 같은 천문 정보지나 천문학 관련 홈페이지인 ‘Astro Arts’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이지마씨에 따르면 하늘이 새카맣고 맑은 날이 촬영에는 가장 적합하지만 가로등이나 구름이 하늘에 표정을 더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즉, 별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언제나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름이 산맥과 맞닿아 형성됐으므로 이 부근의 산 바로 앞에서는 찍어봤자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 강하게 불고있는 바람이 멈추면 구름 또한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바람이 멈출 기미도 없고요. 과감하게 아사마산을 넘어 야치호고원에 가볼까요?”
지도를 펼친 이지마씨가 나가노현 미나미사쿠군 사쿠호 부근을 가리켰다. 날씨를 읽기 위해서는 지형을 읽을 줄 아는 지식도 필요하다. 이지마씨는 머릿속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동 중에 포인트를 발견하거나, 실제 촬영 경험을 토대로 촬영포인트를 정한다고 했다.

다음 촬영지가 정해지자 이지마씨는 빠르게 간에츠 자동차 전용도로를 향했다. 후지오카 교차점을 경유해 죠신에츠 자동차도로를 타고 사쿠 인터체인지로 가야 한다. 이지마씨의 자동차는 랜드로버의 디펜더 110. 호일 베이스가 110인치나 되는 크고 와일드한 디자인의 대형 지프차는 신장이 190cm에 가까운 이지마씨의 뒷모습과 잘 어울렸다.
“주로 밤에 촬영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차로 아키타에서 규슈 최남단까지 다녔습니다.”

별로 흔하지 않은 디자인에 매우 터프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륜구동차였다. 주행거리가 29만km나 된다. 이 차를 탄 지 6년 정도 되었다고 하니, 매년 엄청난 거리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접 만든 방충망과 테이블, 침대가 있는 넓은 내부는 매우 안락해 보였다. 또한 후진등 및 삽이 달려있는 사륜 구동의 외관은 매우 탄탄해보인다. 영하 20℃에도 견딘다는 이 차의 강인함이 전해지는 듯했다.
“이 차, 휘발유가 아니고 디젤차예요.”
견고하고 안락할 뿐만 아니라 차로 이동하는 일이 많은 카메라맨에게 있어서 이 랜드로버는 경비 절약에도 도움이 되는 듯했다.








남다른 장비로 다른 길을 간다 그가 선택한 것은 올림푸스
약 두 시간이 걸려 야치호고원에 도착했다. 해가 완전히 떨어져 엷은 어둠이 깔린 자작나무숲을 빠져나가자 눈 앞에 신비한 호수가 펼쳐졌다. 뒤로 아사마산과 지치부산이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고 있는 이곳은 루어 낚시에 적합한 곳이라고 한다. 잡고 놓아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는 이곳 면적 약 3만7천㎡의 호수 안에는 송어나 곤들매기 등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낮에는 낚시꾼들로 붐비지만 밤에는 지금처럼 아무도 없습니다. 거리의 불빛도 이곳까지 미치지 못하고, 조용하므로 촬영에는 최적의 장소지요. 하늘도 맑아서 다행이네요. 오늘 밤은 하현달이므로 밤 12시에는 달이 나올겁니다. 그때까지 촬영을 마칠 수 있도록 조금 환할때부터 미리 장비를 준비하도록 하지요.”
말을 마친 이지마씨는 차에서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를 꺼내 호숫가로 가져왔다. 삼각대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목제 삼각대로, 앤틱 가구처럼 아름다웠다. 이지마씨는 이 삼각대에 가방에서 꺼낸 올림푸스 E-30의 바디를 장착했다.

“올림푸스를 이용하는 사진가는 드물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처음 디지털로 옮겨올 때 E-1을 이용했는데, 티끌이 전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디지털 전용 설계로 만들어진 14-54mm 줌 렌즈도 좋았습니다.”
그 때까지는 별을 찍기 위해 줌렌즈를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별 사진에서는 줌렌즈에서 흔히 발생하는 수차가 발생하거나 주변부가 어두워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조리개를 개방해도 초점 거리 전 영역에서 묘사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고, 주변부도 어두워지거나 흐려지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나 렌즈는 엔지니어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올림푸스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별을 촬영하고 현상해 온 이지마씨가 처음으로 손에 넣은 카메라는 올림푸스 OM-1. 이때부터 그는 올림푸스 카메라는 합리적이고 독창적이라 느꼈다고 한다.

“뭐, 남들이 다 쓰는 건 쓰기 싫어했기 때문에 일부러 다른 메이커를 쓰고 싶었던 점도 있었습니다(웃음).”
이지마씨가 지금 별풍경 사진가라 불리게 된 계기인, 별과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 또한 ‘남들과 같으면 안심할 수 있다’는 일본인들인 성향에 반발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별풍경 사진이라는 이름도 없고 이러한 분야조차 없을 때였지만 그는 홀로, 지금과 같은 밤하늘 아래의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제가 중학생인 시절부터 별을 찍는 사람은 꽤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천체 사진 쪽으로 가버리더라고요. 성운이나 달의 표면 등을 찍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은 좋은 장비를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됩니다. 그리고 전부 똑같은 사진이 되기 쉽지요. 저는 그만한 돈도 없고요, 똑같은 사진은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는 흑백으로 촬영해 암실에서 현상할 때부터 아무도 찍지 않는 밤하늘과 풍경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러한 고집은 흔들리는 일 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별의 빛은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에 걸쳐 지구에 도달합니다. 촬영을 하다보면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많은 별빛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저는 긴 여행 끝에 지구에 도착한 빛을 현재의 풍경 속에 녹여 내보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을 따라 사진가가 된 이지마씨의 사진에 의해 천체사진 뿐이었던 별 사진에 별풍경이라는 새로운 사진 분야가 생겨났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꿈에 충실하며 한 길을 걸어온 이지마씨. 그의 승부를 강력하게 지지해 준 것은 바로 올림푸스 카메라와 렌즈였다고 했다.




이지마 촬영 위 올림푸스 E-520/ZUIKO DIGITAL ED 14-35mm F2.0/벌브 촬영(F2.8, 480초)/ISO 400/WB: RAW 현상시 그레이 설정
소나무 숲에서 본 오리온좌와 겨울의 대삼각형. 적도의로 일주 운동을 추적했으므로 나무의 실루엣이 흐르듯 촬영됐다. 소프트필터 사용.
아래 올림푸스 E-30/ZUIKO DIGITAL ED 14-35mm F2.0/프로그램AE(F2, 13초)/노출보정: +2.7EV/ISO 800/WB: 형광등
사이타마 도다이라 천문대 하늘에 보이는 큰개자리. 왼쪽 위의 흐르는 별은 시리우스다. 천문대의 열린 돔 뚜껑 사이로 빛이 새어나왔다. 소프트필터 사용.





적외선 리모콘과 저진동 모드로 카메라의 흔들림을 막는다
“지금은 올림푸스 E-3와 E-30, E-620을 이용합니다. E-3는 플래그십이고 마그네슘 합금 바디라 견고해서 좋지만, 별을 촬영할 때는 E-30이나 E-620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일을 할 때는 E-3가 메인이지만 별을 찍을 때는 E-30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해독이 느린 쪽이 센서나 앰프 발열이 적다. 이 때문에 장시간 노출 시 발생하는 노이즈 면에서는 E-30, E-620이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촬영할 때는 우선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구도를 정합니다. 구도가 정해지면 매뉴얼포커스로 설정하고, 라이브뷰로 밝은 별을 선택해서 10배 확대한 뒤 초점을 맞춥니다. 별빛이 가장 작게 보이는 곳이 초점을 맞출 위치입니다.”

AF로는 별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고, 조금이라도 초점이 어긋나면 흐려지게 된다. 설명을 마친 이지마씨는 E-30의 앵글 모니터를 보기 쉬운 각도로 하고 남쪽 하늘의 비교적 낮은 위치에 있는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는 전갈자리의 1등성 안타레스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가는 장소에서 촬영할 경우 우선 확인을 위해 ISO를 올리고 짧은 시간동안 시험 촬영을 해 봅니다. 거기서부터 역으로 계산하며 셔터 속도를 정하고 ISO 감도를 낮춰가면 됩니다.”

그는 E-30의 설정을 변경하며 적외선 리모콘 스위치를 눌렀다. 설정은 ISO 800, 화이트밸런스는 AUTO, F2, 셔터 속도는 30초. 촬영 이미지를 확인하고는 셔터 속도를 50초로 바꿔 다시 한 번 스위치를 눌렀다.
“케이블식 릴리즈를 이용하면 릴리즈에서 손을 뗄 때 카메라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리모콘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미러를 올린 상태에서 조금 시간을 두고 셔터가 눌리도록 설정합니다. 카메라 떨림은 별의 궤적을 촬영하면 금세 눈에 띄게 되므로 떨림 가능성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습니다.”

올림푸스에서는 떨어진 곳에서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적외선 리모콘’이 나와있다. 또한 미러가 올라간 상태에서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셔터가 눌리도록 촬영까지의 시간을 1~30초 사이로 설정할 수 있는 [저진동 모드]도 설정할 수 있다. 이지마씨처럼 별을 촬영하거나 초망원 렌즈로 촬영하는 등 미러업 쇼크가 신경 쓰이는 장면에서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셔터 속도는 매뉴얼로 60초까지 세팅할 수 있지만, 벌브로도 리미터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예전에는 시계를 보고 눈치를 살피며 촬영해야 했지만, 이러한 부담이 사라진 이후 쌍안경을 들여다보는 등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벌브 리미터란 설정해둔 시간이 되면 벌브촬영이 스스로 종료되는 기능이다. 설정 시간은 1~30분 사이에서 8단계로 나뉘어 있다. 올림푸스 이외에는 거의 없는 기능이다.

“그리고 [화상효과설정]을 [NATURAL]로 하고 [샤프니스]를 [-2]로 설정합니다. 샤프니스를 설정하면 별 주변에 검은 윤곽이 생기는 등 별의 모양이 부자연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단 [콘트라스트]는 [+2]로 설정합니다. RAW 현상 시 커브로 조정하기는 하지만, 밤하늘의 경우 일반적인 사진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콘트라스트를 올리지 않으면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지마씨는 촬영을 하면서도 설정 하나 하나에 대해 정성스레 설명해주었다. 이윽고 달이 떠올라 촬영을 종료한 이지마씨는 방금 전까지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촬영하는 모습과 밤하늘을 동시에 보고 있었지만, 그가 찍은 사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별들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늘에는 놀랄 만큼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다. 또한 그 아래에는 물이 가득 담긴 고요한 호수가 있고, 지구에서 호흡하는 산과 나무들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사진에는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매력 때문에 촬영을 시작했다는 이지마씨의 말대로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별빛이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시간을 달려 우리들 곁으로 왔다는 말처럼 그의 사진에서는 로맨틱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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